[서평] 권력의 가문 메디치 (총 3권)
| 책 정보
제목 : 권력의 가문 메디치 (총 3권)
저자 : 마테오 스트루쿨
번역 : 이현경
출판 : 메디치미디어
카테고리 : 기타 국가 소설
쪽수/무게/크기 : 448쪽, 538g, 142*204*33mm
ISBN : 9791157061952
| 작가 및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 소개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그래픽 노블 작가인 마테오 스트루쿨이 집필한 권력의 가문 메디치입니다. 해당 작품은 2017년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을 수상 했습니다. 참고로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Premio Bancarella)은 이탈리아 서적상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직접 선정하는 이탈리아 대표 문학상으로 매년 3월 서적상들이 그해 나온 소설 중 후보작 6편을 선정하면, 작가들은 이탈리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독자들과 함께 책을 읽은 시간을 갖은 뒤, 폰트레몰리 광장에서 시상식을 열고 현장 투표를 해서 최다 득표상(프레미오 반카렐라 상 | Premio Bancarella)과, 그 외 다섯 편(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상 | Premio Selezione Bancarella)에 대한 상을 수여합니다.
프레미오 반카렐라상 1회 수상작(1952년)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이며, 신기하게도 오늘 소개드리는 '권력의 가문 메디치'가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109표를 득표하여 1위)을 수상하던 2017년에 한국인 소설가 이정명 님이 한국인 최초로 프레미오 셀지오네 반카렐라상을 수상했었습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3부작은 전국의 이탈리아 서점에서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을 수상한 작품인 만큼 당시 이탈리아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폰트레몰리는 이탈리아 북서부 해안 주변에 있는 곳으로 토스카나주에 속하며, 대리석 채석장으로 유명한 카라라-마사의 주변에 위치합니다. 판테온,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등 이탈리아 반도의 유명 건축물, 조각상들의 재료가 되는 대리석을 해당 채석장에서 공급 받았다고 합니다.
| 메디치 가문 소개
'권력의 가문 메디치'의 주인공 가문인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 시대 당시 시뇨리아(Signoria 친족지배 형식) 체제로 막대한 권력을 행사했던 가문이며, 당시 쟁쟁한 가문들과의 경쟁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통해 권력을 유지해온 가문입니다. 권력 유지의 배경 중 하나는 예술가에 대한 후원이며, 이 후원 덕분에 오늘날에도 메디치 가문의 본거지였던 피렌체를 가면 두오모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를 관람 수 있고, 르네상스의 문을 활짝 열은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 소개
참고로 1권과 2권의 배경이 되는 플로랜스 지방은 이탈리아 반도 북부에 있으며, 해당 서적의 작가가 재학한 대학이 이탈리아 북부 도시인 파도바 였기 때문에 자료 수집 및 구상 단계에서 이탈리아 북부 피렌체, 밀라노, 파도바, 만토바, 베니스 등 여러 도시의 역학 관계에 대해서 더 자연스럽게 구상하고, 자료 수집도 훨씬 용이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1권 소개
1권은 조반니 디 비치 (1360-1429)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훗날 대 코시모로 불리는 코시모 (1389-1464)와 그의 든든한 후원지이자 끈끈한 혈육인 동생 로렌초 (1395-1440)가 아버지의 죽음에서 흔들리게 되는 메디치 가문을 이어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았습니다.
소설은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이야기를 상당히 흥미롭게 끌고 갑니다. 위에서 간단하게 말씀드린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1337-1446)는 소설을 읽는 내내 어두운 본인만의 연구실과 아직 미완인 두오모를 오가면서 살아 움직이고, 나중에 스포르차 가문의 중심이 되는 프란체스코 스포르차는 욕망에 충실한 근육질의 거구의 이미지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지혜와 노련함이 더해지면서 캐릭터가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소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등장인물 중 미모의 라우라 리치, 스위스 용병 라인하르트 슈바르츠 등의 가상 인물도 몇몇 배치되어있는데 해당 가상 인물들의 상당히 비중도 높고 실제 역사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딱딱해질 수 있는 부분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 2권 소개
2권은 1권의 주인공이었던 대 코시모 (1389-1464)의 아들 피에로 (1416-1469)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고 그 아들인 로렌초 (1449-1492, 훗날 위대한 로렌초로 불림)와 줄리아노(1453-1478)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해당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고, 남은 두 형제가 흔들리는 메디치 가문의 위기를 다루는 상황이 매우 유사하여 1권과 상당히 유사한 이야기 구조를 갖게 됩니다.
2권의 경우 배경이 되었던 플로랜스 지방과 이탈리아 북부지방뿐만 아니라 도시 로마 쪽까지 배경이 확대되어 1권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배경이 확장되면서 세계관이 조금 더 깊어집니다. 또한 르네상스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 들어보셨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조연으로 등장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52-1519)를 배출한 베로키오 공방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 (1435-1448, 대표작품 베니스의 바르톨로메오 콜레오니 기념 조각상) 등도 등장해서 역사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2권의 조금 아쉬운 점을 말씀드리자면, 공간이 되는 배경은 넓어졌지만 인물 간의 갈등 구조나 심리선은 1편과 유사한데 비해 각 인물들의 얽히고 다시 풀어져 나가는 부분이 1권보다는 조금 단순한 부분이 있지만.. 워낙 면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짜임새 있게 만든 작품이다 보니 이 부분은 작은 아쉬움 정도인 것 같습니다.
| 3권 소개
3권은 검은 여왕 카트린 데 메디치 (1492-1519)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카트린 데 메디치가 주인공이 되면서 작품의 배경이 프랑스로 바뀝니다. 3권은 인물은 메디치 가문의 인물이 맞으나, 프랑스 왕가의 암투를 다루고 있는 만큼 기존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에서 벗어난 스핀오프 작품의 성격으로 생각하시고 읽으면 조금 더 좋을 듯합니다.
해당 작품에서 왜 카트린 데 메디치가 검은 여왕으로 불리게 되는지를 볼 수 있으며, 구교 신교 간의 종교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을 이방인이자 한 사람의 아내이면서 자식들의 어머니인 카트린 데 메디치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3권에는 프랑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들어보셨을 여러 왕과 공주 귀족들이 등장하며,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예언가 중 하나인 노스트라다무스도 등장하여 격변의 시기를 그려냅니다.
이 세 권을 읽으신다면 역사상의 인물로만 생각되어 멀게만 느껴졌던 메디치 가문을 한 층 가깝게 느낄 수 있고, 르네상스 시대와 프랑스 왕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