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경삼림 뜻과 배경설명 해석, 줄거리 및 결말 (1)

| 영화정보 : 중경삼림 감독 및 주요 정보

제목 : 중경삼림 | Chungking Express
장르 : 멜로, 로맨스, 드라마
감독 : 왕가위
주연 : 임청하 (노랑머리), 양조위 (경찰 663), 왕비 (페이), 금성무 (경찰 223)
조연 : 주가령 (스튜어디스)
개봉일 : 홍콩 | 1994년 7월 14일, 한국 1995년 9월 2일
관객수 : 126,953 명 (1995년 개봉 기준)
상영시간 : 101분
등급 : 15세 관람가

영화-중경삼림-썸네일

 

 

| 영화 바깥 이야기

중경삼림은 1994년 개봉한 영화이지만 아직도 여러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다뤄지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영상미도 뛰어나고, 젊은 남녀 간의 사랑과 정신적인 성장을 담은 영화라 그런지 시대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홍콩은 화려한 아날로그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데요 이런 배경은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열풍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경삼림의 감독은 유명한 왕가위 감독이고요, 당시 '동사서독'을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무려 24개월 간의 해외로케이션 (당시 홍콩과 중국은 다른 나라였는데, 홍콩 배우들이 중국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중국 촬영은 해외로케이션이었습니다.) 중이었고, 배우도 제작진도 모두 지쳐있는 상황에서 가볍게 뭔가 찍어볼까? 하는 마음에서 홍콩으로 돌아와서 촬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워낙 즉흥적으로 결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본 없이 촬영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플롯을 설명하는 정도의 무언가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왕가위 감독이 힘을 너무넣고 만들면 영화 2046과 같이 조금 이입하기 힘든 작품을 만들게 되는 것 같은데, 중경삼림의 경우 힘을 많이 빼고 만든 작품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내용이 난해하지 않은 덕분에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설적인 작품이지만, 한국 개봉(1995년) 당시 집계된 관람객 수는 126,953명이라서 명성에 비해서는 상당히관람객 수가 적은데요, 이는 아마도 90년대 후반 메가박스, CGV 등으로 잘 알려진 멀티플렉스 영화관 출현 전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지 하고 추측해봅니다. 이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많이 생겨나면서 여러 작품을 상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자 '중경삼림'은 아래와 같이 꽤 여러 번 재상영을 하게 되고요, 특히 COVID-19의 영향 아래 있던 시기에는 신규 영화상영에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시대를 뛰어넘는 좋은 작품들이 재상영하는 분위기에서 2021년, 2022년 봄에 재상영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인 만큼 봄을 선택한 영화 관계자 분들의 혜안을 볼 수 있는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1995년 9월 2일 (최초 상영)
2013년 11월 28일 (재상영)
2021년 3월 4일 (재상영)
2022년 4월 20일 (재상영)

 

 

 

| 중경삼림 뜻
우선 영어 제목을 보면 Chungking Express인데요, 영어로 중경을 Chungking라고 쓰고, 중경삼림의 주된 배경이 되는 케밥집 Midnight Express에서 Express를 따왔기 때문에 Chungking Express라는 제목으로 붙여지게 되었다고합니다. 
한문으로 쓰인 의미를 보면, '중경삼림'의 중경은 홍콩 침사추이의 '중경멘션'에서 따온 이름이고, '삼림'은 우거진 숲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을 붙인다면 '중경의 우거진 숲'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실제 홍콩의 집값은 상상을초월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하늘 높게 솟아서 마치 숲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중경삼림' 은 '중경멘션'을 중심으로 숲처럼 우거진 빌딩들의 숲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중경삼림 : 첫 이야기의 줄거리 및 해석
영화는 총 두 개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와 같이 담고 있는데요,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임청하와 금성무입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뒤엉켜 생활하는 홍콩 건물 어딘가를 비추고 있고, 그 사이를 황금색 가발과, 선글라스 그리고 계절에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황토색 코트를 입은 임청하가 좁은 복도를 급하게 지나갑니다. 그녀는 어디로 향하고있는 것일까요? 그런 궁금증이 생길 무렵 화면은 바뀌어 어두운 도시를 비추며 금성무의 독백이 시작됩니다. "당신은 매일 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지만, 아마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본인은 경찰이라는 것을 소개합니다.

 

영화-중경삼림-어두운-건물

금성무는 누군가를 바쁘게 추격하는 듯합니다. 붐비는 홍콩의 밤거리를 뛰어다니다 금성무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임청하를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난 뒤 5시간 뒤에 임청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임청하는 인도인이 가득한 건물 안에서 마약을 몰래 운반할 인도인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인도인을 관리하는 일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공항까지 그들을 데리고 갔으나, 탑승 수속을 하는 동안 그들은 모두 도망가버립니다. 일이 곤란하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그녀는 술을 한 잔 걸치고 밤거리를 거닙니다. 

밤거리를 거니는 임청하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쓰고 있습니다. 밝은 대낮에 쓰는 선글라스와 비올 때 입는 코트는 무언가어울리지 않는 조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난 너무 소심하게 변해버렸다. 항상 레인코트를 입을 땐 선글라스를 쓴다. 비가 언제 올지, 언제 화창한 날이 될지 모르니까.."라고 뱉는 그녀의 독백에서 그녀의 불한 정한 심리상태인지를 알수 있습니다. 

이미 밤은 많이 깊었습니다 어둠이 낮게 깔린 어느 방 안에서 그녀는 다음날 가장 빠른 비행기를 예약합니다. 마약 운송하는 인원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도망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청하가 갖고 있는 인도인들의 여권을 들이밀면서 인도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지역에서 행방을 찾지만 그들은 모두 어디론가가버리고 찾을 수 없습니다. 그들을 찾기 위해 한 인도인의 딸을 납치하기도 하지만 별 소득 없이 납치한 딸을 그녀의 아버지에 돌려보내고는 한 동안 길거리에 서있습니다. 의미 없이 서있는 이 순간 두 번째 이야기의 여주인공인 왕비가 커다란 인형을 들고 스쳐갑니다. 이 장면을 통해 전혀 동떨어진 두 세상은 사실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음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인의 딸을 납치하는 것이 원인이 되었는지 임청하는 수많은 인도인들에게 쫓기게 됩니다. 그녀는 호신용으로 몸에지니고 다니던 권총으로 인도인 몇을 쓰러뜨리지만 분노한 인도인들은 추격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가까스로 문이 닫히는 열차를 타고 겨우 인도인들의 추격을 따돌립니다.

 

영화-중경삼림-페이와-노랑머리

'중경삼림'의 주된 배경은 케밥집 'Midnight Express'입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다 보니 이 케밥집에 설치된 전화를하기 위해 사람들이 오고 가곤 합니다. 금성무도 그중 하나인데요, 전화기를 붙들고 아미 가족들에게 아미를 연결시켜달라 부탁하지만 아미와의 연락은 끝내 닿지 않습니다. 사실 금성무는 여자 친구에게 4월 1일에 이별 통보를 받은 상황입니다. 거짓말처럼 만우절에 이별을 통보받은 그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자 친구 '아미'에게 집착하는 모습을보입니다. 그리곤 본인만의 법칙을 세웁니다. 전 여자 친구가 좋아하던 '파인애플 통조림'의 유통기한이 5월 1일인 제품을 골라서 사 먹습니다. 5월 1일은 금성무의 생일입니다.

의미 없는 집착을 하는 금성무는 끊임없이 통조림을 먹습니다. 통조림을 끊임없이 먹는 그의 모습은 공허한 그의 마음을채우기 위한 행위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공허함은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슬픔에 차있는 그의 옆에는 물로 가득 차 있는 어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통조림에 있는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은 그의 뱃속도 물로 차있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슬픔을 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통조림 30개를 연달아 먹은 금성무는 좋지 않은 속을 달래기 위해 술집을 향하지만, 이내 화장실에서 속을 비우곤 바에앉아 술을 한잔하게 됩니다. 이때 우연히 임청하는 이 술집으로 오게 되고 이를 보게 된 금성무는 "날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다"라는 혼잣말을 하며 그녀 옆으로 자리를 옮기곤 말을 겁니다. 영화 초반의 거리를 비출 때 보인 것처럼 홍콩에는여러 인종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성무는 광둥어, 일본어, 영어, 북경어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녀에게 말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나가기 위해 임청하가 선글라스를 쓴 이유를 추측해봅니다. "첫 번째는 시각 장애인이거나, 두 번째는멋있는 척을 하려고 쓰는 거예요. 세 번째는 실연당해서 눈물을 감추려는 거죠" 그제야 임청하는 관심을 보이며 나는 어디에 속해있냐고 묻자 금성무는 세 번째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대사에서도 실연과 슬픔의 상징인 '물'을 '눈물'로 등장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금성무는 실연을 당하면 조깅을 한다고 하면서 "온몸이 젖을 정도로 땀을 빼면 흘릴 눈물도 다 사라지죠"라는 말로 슬픔의 근원인 '물'을 노력을 통해 날려버리는 행위를 강조합니다.

 

영화-중경삼림-노랑머리

화면은 바뀌어 마약상 보스로 보이는 잘 생긴 서양인 남자가 임청하가 등장 때마다 영화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을 주크박스에서 선택한 뒤, 커튼 뒤에서 황금색 가발을 들고 있는 국적을 알 수 없는 동양인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이내 남자는그녀에게 황금색 가발을 씌우고 둘은 입을 맞춥니다. 이 장면에서 임청하도 마약상 보스의 전 여자 친구였음을 추정할 수있는데요, 임청하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가발은 그녀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함을 암시하는 장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금성무가 미련을 버리지 못해 끊임없이 파인애플 통조림을 찾은 것처럼요. 하지만 금성무는 전 여자 친구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는 것을 술집 화장실에서 토를 하는 모습으로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뱃속을 비웠다는 의미는 그의 안에 있던 '물', 즉 슬픔과 집착을 모두 버린 상태가 되었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듯 임청하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중경삼림-CD

 

 

화면은 바뀌어 다시 임청하와 금성무를 비춥니다. 그들은 이미 거하게 취해 있습니다. 임청하는 "어디 가서 좀 쉬어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전망 좋은 호텔에 두 사람은 같이 있습니다. 하지만 임청하는 침대에 엎드려서 깨어날 기미가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의 머리에는 가발이 씌워져 있고, 안경과 코트도 그대로입니다. 집착 그리고 불안함이 아직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마음을 채울 생각을 했던 금성무는 일이 틀어지자 다시 음식으로 마음의 공허함을 채웁니다. 무려 네 접시의 셰프 음식을 먹었다는 그의 대사를통해 그의 마음의 공허함의 크기가 엿보이는 듯합니다.

시간은 지나고 점점 어두운 하늘은 본연의 푸른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창가에서는 회색과 푸른색이 섞인 구름이 낮게 깔린 도시가 보이고 화장실에서 새어 나오는 어스름한 불빛 아래서 금성무는 임청하의 구두를 벗깁니다. 그 구두는 지난밤온갖 어렵고 나쁜 일로 고생하고 더럽혀진 구두입니다. 이런 구두를 금성무는 본인의 넥타이로 정성스레 닦곤 침대 끝자락에 살포시 놓습니다. 인간의 몸에서 가장 아래에 있고 가장 더러운 것이 많이 닿게 되는 그 구두를 화려한 외양을 뜻하는 넥타이로 정성스레 닦는 모습은 '하룻밤의 인연으로 끝날 수도 있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 혹은 '상처받은이를 진심으로 보듬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성장을 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영화 초반 '아미'에게 집착하는 모습에서 한 층 더 성장한 주인공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드었기 때문일까요? 저는 후자가 더 맘에 듭니다.

하늘은 이내 흐려지고 비가 옵니다. 금성무는 비 오는 운동장에서 전력을 다해 조깅을 합니다. 주변은 비라는 '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본인의 노력을 통해 내면의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조깅을 끝낸 뒤 그는 '삐삐'를버리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삐삐'는 '아미'를 포함한 과거와 연결되어있는 매개체입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는 과거의 집착을 떨쳐낸 듯 몸은 힘들어 보이지만 무언가 상쾌해 보입니다. 그리고 비가 그쳐갈 무렵 운동장 철창에 '삐삐'를 걸어 놓고는 등을 돌려 '삐삐'에서 멀어집니다. 하지만 그 순간 '삐삐'는 울리고, 금성무는 다시 '삐삐'로 다가옵니다. '삐삐' 메시지의 주인공은 바로 임청하입니다. 임청하와 금성무 관계가 좋아질 것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화면은 바뀌어 임청하는 예전 남자 친구였던 외국인 남성과 그의 새로운 여자 친구를 비추곤 임청하가 등장할 때나 오는배경음악이 깔립니다. 이제 곧 임청하가 다가올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임청하는 남자 친구에게 총 네 번 총을 쏘곤황금색 가발을 툭 던지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 비가 쏟아지는 바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죽은 전 남자 친구의 주변에 있는 통조림의 윗부분을 비춥니다. 통조림 윗부분에 쓰여 있는 유통기한은 다름 아닌 '1994년 5월 1일' 바로 영화 안에서의 오늘입니다. 임청하도 금성무의 작은 호의 덕분에 그녀가 집착했던 과거를 이겨내고 미래를 향해 한 층 성장한 것은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편 5월 1일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파인애플 통조림, 임청하의남자 친구 등 과거를 상징하는 것은 죽거나 사라지고,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마음가짐이 시작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보입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왕비가 등장하면서 첫 번째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이미 첫 번째 이야기로도 훌륭한 완결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핸드폰이 없던 그 시절 '삐삐'로 사랑을 나누던 그 시절의 사랑 공식을 보는내내 풋풋한 그리움을 만나는 느낌입니다. 혹시 중경삼림을 접하지 못한 분 중,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시는 분 혹은 레트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이 영화를 만나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소리를 '0'으로 맞춰놓고 '중경삼림'을 TV나 패드 등에, 분위기 좋은 음악을 틀어놓으면 '중경삼림'은 훌륭한 뮤직비디오로 탈바꿈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 눈이 심심하시다면 이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분량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두 번째 이야기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중경삼림-경찰223과-마주치는-페이

 

| 중경삼림 이해하기1. 1994년 당시 홍콩의 상황은?

영국과 청나라와의 아편전쟁 이후 홍콩은 영국에게 99년 간 조차(다른 나라의 영토를 일정기간 빌려서 통치) 됩니다. 조차가 끝나는 시점은 1997년으로 당시 홍콩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오던 이들에게 1997년은 알 수 없는 미래 혹은 본인들이 살아오던 세상의 끝을 연상케 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 금융 중심지로서 물질적, 문화적 풍요로움이 정점에 달한 홍콩이란 장소는 총과 마약이 당연시되는 퇴폐적인 장소로 그려집니다. 이 장소를 배경으로 임청하-금성무, 왕비-양조위 두 도시 남녀 커플을 통해 당시의 어지러움, 마음의 공백과 갈증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어두운 상황에서 포기하는 모습보다는 본인들이 주인공들의 성장을 그려냄으로써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꾸준히 관람객들이 찾는 영화로 완성되었습니다.

참고로 2018년 일본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중경삼림'이 릴리즈 되었으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일본 문화의 정점이었던 시절인 1970년, 1980년의 시티팝 스타일을 연상케하는 배경과 음악들이 그들에게 향수를 일으켰던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경삼림-페이

| 중경삼림 이해하기2. 여배우들만의 배경음악, 중경삼림 OST 해석
줄거리에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중경삼림'의 여배우들에게는 각 등장인물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배경음악이 있습니다. 영화 안에서 각 음악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해당 음악과 연관된 배우 혹은 장면이 등장하곤합니다.

임청하의 배경음악 Things in life는 영화 등장 내내 나쁜일에만 휘말리는 임청하의 역할에 비해 상당히 밝은 느낌이 듭니다. 심각한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밝은 음악을 듣게되면 분위기랑 반대인 느낌이 드는 듯 한데요듯한데요,가사를 본다면 이래서이 배경음악을 임청하의 등장음악으로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사의 일부를 해석하자면 "내일은 가라 앉을 수도있어수도 있어.네가 아직 이 주변에 있는 것에 감사해. 단지 빵 한조각을 먹기 위해 우리가 노예처럼 일을 하더라도, 매일 우리가길을 걷다보면 우리는 마음을 치유해줄 행복을 찾게 될꺼야" 와 같은데요, 이는 '중경멘션'이라는 공간과 과거에 갇혀서노예와 같이 희망이 없어보이는 순간 우연처럼 다가오는 금성무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왕비의 배경음악 California Dreamin' 은 포크록의 시초격으로 여겨지는 곡입니다. 곡의 제목이 Dreamin' 인데요 이는미국 서부지역에서 쓰는 슬랭입니다. 해당 곡의 가수인 The Mamas & The Papas 가 데뷔하기 전, 그들 멤버 부부가뉴욕에 머무를 당시 뉴욕의 추운 겨울을 겪으면서 고향 켈리포니아를 그리워하면서 쓴 곡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곡의 청량한 느낌과는 다르게 가사는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모든 나뭇잎은 갈색이고, 하늘은 회색이라네. 나는 어느 겨울날에 잠시 걷고 있었어. 만약 내가 LA에 있었다면 안전하고 따뜻했을 텐데.. 이렇게 추운 날에는 캘리포니아 꿈을 꿔" 노래의 리듬과 선율은 청량한 느낌이라 그런지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왕비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듯 하고요듯하고요,가사에 왕비를 이입시키자면 사랑이 찾아오지 않은 그녀의 쓸쓸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운 홍콩의 날씨와는 다르게사랑이 찾아오지 않은 그녀의 마음은 '뉴욕의 겨울'처럼 아직 춥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따스한 캘리포니아'와 같은 사랑이 찾아오기를 소망하는 것은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중경삼림'의 Title 곡인 '몽중인(夢中人)'도 왕비가 불렀기 때문인지 왕비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몽중인'도 왕비의 배경음악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몽중인은 Cranberries 의 Dreams 를 리메이크 한 곡인데요, 두 곡 모두 각자의 경쾌한 매력이 있어서 비교해보면서 들어도 좋을 듯 합니다듯합니다.참고로 Cranberries는 1989년에결성된 아일랜드 출신의 록 그룹인데요, 여성 보컬에 남성 밴드 구성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시기에 1992년 결성된 스웨덴 출신 혼성 록그룹 The Cardigans를 떠올리게 됩니다. Dreams의의 가사를 일부 공유 드리면공유드리면, "오, 내 삶은 변하고 있어. 뭐든 가능한 방법 안에서. 그리고 내 꿈은 보이는 것과는 달라. 전에도 이런 기분을 느꼈어. 하지만 이번에는 기분이확실히 달라, 너를 통해 느끼는 기분이라서. 그리고 난 깨달아 여기에 빠진 사람은 나야 전과는 다르게 말이야" 와 같습니다. 가사와 함께 선율을 떠올리니 친척의 케밥집에서 일하게 된 왕비에게 양조위라는 남성이 마음에 다가오는 설레임을느끼게 하는 가사인 것 같습니다.

비중은 적지만 주요 여배우중 하나인 주가령의 배경음악은 Dianah Washington 이 부른 What a Difference A Day Made입니다.입니다이 곡은 '조커' 등의 영화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쓰인 적이 있는데요, 긴 시간 동안 사랑을 받는 곡이라서 여러 가지 가수가 부르는 곡입니다. 과거를 떠올릴법한 몽환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양조위와 주가령의 행복했지만 이제 먼과거가 되어버린 과거를 의미하는 듯 합니다.

- 임청하 : Things in life (Dennis Brown)
- 왕비 : California Dreamin' (The Mamas & The Papas)
- 주가령 : What a Difference A Day Made (Dinah Washington)
- Title 곡 : 몽중인(夢中人) (왕비, Faye Wong)

| 중경삼림 이해하기3. 홍콩 영화의 전설 임청하
한국 팬들에게는 '동방불패', '백발마녀전' 등으로 익숙한 그녀는 중성적인 매력으로 여러 가지 배역을 오가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홍콩영화 역사와 함께한 배우입니다. 영화 '중경삼림'은 임청하의 은퇴작이 되어 '중경삼림'은 여러모로 의미가 큰 작품인 것 같습니다.


| 중경삼림 이해하기4. 5개 국어의 달인 금성무
영화 '중경삼림' 중 술집에서 금성무는 임청하를 처음 만날 때 무려 4개의 언어로 그녀에게 말을 겁니다. 그 모습에서 금성무의 대단한 언어 실력을 볼 수 있는데요, 사실 금성무는 대만계 일본인이고 실제 이름은 가네시로 타케시(성이 '금'이 아니라 '금성'이라고 합니다)입니다. 그 덕분에 5개 국어를 할 수 있는 능력자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국적이고 세련된 이목구비를 갖은 금성무는 아시아인 최초 프라다 모델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 중경삼림 이해하기5. 왕비, 왕페이, 왕정문 (Faye Wong)
지난번중경삼림'이 제작되던 시기는 1994년 이었고 1994년에는 중국과 홍콩은 다른 나라였습니다. 당시 왕비는 중국 본토에서 천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였습니다. '중경삼림'에서 꽤 준수한 연기와 유창한 노래 실력을 뽐내게 되고, 이후 홍콩 STAR TV를 통해 그녀의 신보 '반도이폐'(半途而廢)가 발매되는 등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 일본 콘솔 게임 '파이널 판타지8'의 메인 음악인 'Eyes on me'를를 부르게 되고, 1999년 게임음삭 사상 최초로 일본 골든 디스크에서 '올해의 외국곡'을 받은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혹시 중경삼림에서의 왕비의톡톡튀는 음악 스타일이 마음에 드셨다면, EMI로 이적한 이후 발매된 음반(1998 이후) 들을 찾아서 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위에서 말씀드린 '반도이폐'(半途而廢)도 EMI 이적 후 두 번째로 발매한 창유(唱遊) 엘범의 수록곡입니다.


| 중경삼림 이해하기6. 양조위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양조위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 동사서독, 화양연화 등에서 그를 만날 수 있으며, '중경삼림'에서 보신 것처럼 왕가위 감독은 다른 홍콩 영화감독들 보다 양조위를 더욱 분위기 있게 담아냅니다. 왕가위 감독의 내조 덕분이었을까요? 2000년 '화양연화'로 제53회 칸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영화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021)'이라는 마블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왔었습니다. 배우 유가령과 19년 간의 장기 연애 끝에 2008년 유가령과 결혼식을 올렸으며 최근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유가령과 함께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슬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 중경삼림 : 두 번째 이야기의 줄거리
중경삼림의 이야기가 두 가지 이야기로 구분되고 분량이 많기 때문에 총 두 번에 걸쳐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 참고 부탁드립니다.

- 두 번째 이야기 https://musium901.tistory.com/m/entry/영화-중경삼림-뜻과-배경설명-해석-줄거리-및-결말-2